화사한 봄
오헌/이학희
새벽빛 붉게 물들어지면
서산으로 넘어가는 달님
하얀 벚꽃으로 갈아 입고
고운 꽃잎 하나 따서
오랜만에 오신 햇살을 맞는다
일렁이는 봄 소리
길 건너 앞집 복사꽃
노랗게 물들어진 개나리
자잘한 속내 들으려고 귀를 연다
겨우내 두툼한 옷 벗어 내고
발갛게 물들어가는 진달래
짙어가는 봄 소리에
깊은 잠에서 깨어난다
들녘에서 나물 캐는 아낙도
피어나는 봄 향기에 취해
실룩샐룩 허리춤을 추며
화사한 봄날을 맞이한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