목로주점
오헌/이학희
바람에 구름 흘러가듯
내려온 안개비 헐떡이는
숨 고르며 산마루 올라가고
고된 삶의 얼굴 들숨 날숨
나누며 뽀얀 숨을 몰아쉰다
떠나간 자리 앉아 빗소리 안주 삼아
탁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
망각의 세월을 노래하고
웃음 날리며 벗을 그리워한다
노릇하게 구워진 파전
구수한 향에 취해
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
어머니 품을 그리워한다
어둠이 세상을 집어삼킨 시간
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
차오르고 이지러지는 달님 벗 삼아
숨겨있는 상념 풀어 안주삼아
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가련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