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작글1-1

목로주점

오헌/이학희 2010. 2. 12. 01:10

목로주점 오헌/이학희 바람에 구름 흘러가듯 내려온 안개비 헐떡이는 숨 고르며 산마루 올라가고 고된 삶의 얼굴 들숨 날숨 나누며 뽀얀 숨을 몰아쉰다 떠나간 자리 앉아 빗소리 안주 삼아 탁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망각의 세월을 노래하고 웃음 날리며 벗을 그리워한다 노릇하게 구워진 파전 구수한 향에 취해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어머니 품을 그리워한다 어둠이 세상을 집어삼킨 시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차오르고 이지러지는 달님 벗 삼아 숨겨있는 상념 풀어 안주삼아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가련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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